홍명보(42)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반기문(67) UN사무총장의 든든한 지원 속에 UN에이즈퇴치 월드와이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홍 감독은 28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미셀 시디베 UN에이즈퇴치기구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아시아인 중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는 건 홍 감독이 최초다. 앞서 8월에 한류스타 JYJ가 홍보대사로 임명됐지만, 활동 범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국한됐다.
홍명보 감독이 UN에이즈퇴치 홍보대사로 발탁된 배경에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보이지 않는 지원과 노력이 숨어있었다. 홍 감독이 UN친선홍보대사 물망에 오른 건 4월께다.
반 사무총장이 국내에 설립한 UN거버넌스 센터가 홍 감독을 UN측에 공식 추천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여러 차례 경험하며 국제축구계에 명성을 떨친 점, 자선경기 등을 통해 소외받는 이웃들을 위해 봉사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한 결정이었다.
당시 홍 감독이 UN의 여러 산하 단체 중 에이즈퇴치기구의 홍보대사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반 총장이 음으로 양으로 힘을 썼다. 에이즈퇴치기구는 UN사무총장이 직접 관장하는 직할단체다. 반 총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구이다보니 홍 감독 선임 과정 또한 순조롭게 진행됐다.
UN이 홍 감독을 UN에이즈퇴치기구 홍보대사로 최종 결정한 이후에는 반 총장의 직접적인 격려도 있었다. 8월 휴가를 받아 한국을 찾은 반 총장은 정·재계 인사 30명이 참석한 비공개 조찬회에 홍명보 감독을 포함시켰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을 만난 반 총장은 "에이즈 예방 및 퇴치는 UN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 중 하나"라며 "세계적인 축구스타로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홍명보 감독이 국내에서 임명장을 받게 된 것 또한 홍 감독의 바쁜 일정을 고려한 반 총장의 배려였다. UN에이즈퇴치기구 본부는 케냐 나이로비에 있지만, 반 총장은 올림픽축구 최종예선에 참가 중인 홍 감독을 배려해 한국에서 위촉식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반 사무총장의 다양한 배려에 대해 홍 감독 또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28일 일간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총장님의 배려 덕분에 과분한 역할을 맡게 됐다"면서 "올해 크리스마스에 개최할 자선경기에 에이즈환자와 관련한 퍼포먼스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향후 아프리카지역으로 직접 건너가 구호활동을 하거나 외국 유명 스타들과 함께 자선경기를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