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몸의 탄력이 정말 대단하더군요. 한눈에 굉장히 뛰어난 신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홍명보(41)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0일 대구 현대백화점 앞에서 처음 만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볼트를 후원하는 스포츠 용품업체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 생일을 하루 앞둔 볼트에게 축하 떡 케이크를 전달했다.
홍 감독은 "나중에 축구선수가 되면 꼭 신어달라"면서 친필 서명을 한 축구화를 선물로 건넸다. 볼트도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선수를 만나 영광"이라며 역시 직접 사인한 육상화로 답례를 했다. 이 신발은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이번 대구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착용할 제품과 똑같은 것이었다.
홍 감독은 행사에 앞서 실내에서 볼트가 축구공을 다루는 모습을 잠시 지켜봤다. 축구광인 볼트의 꿈은 육상선수를 하고 나서 축구선수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다. 홍 감독은 "빈말이 아닌 것 같았다. 공을 즐거운 표정으로 찼고, 축구를 해보겠다는 열정이 아주 강해 보였다"면서 "공간이 좁고 평가할 시간도 짧았지만,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볼트가 축구 선수가 된다면 그의 스피드는 '굉장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볼트가 나중에 측면 공격수나 스트라이커로 뛰고 싶다더라"면서 "100m를 9초대에 뛰는 공격수를 상대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수비수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볼트가 정말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면 공을 다루는 테크닉을 보완하고 팀플레이에 적응하는 것이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볼트가 정말 맨유에서 뛸 수 있겠느냐'고 묻자 홍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그건 퍼거슨 감독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웃었다.
"볼트가 직접 신고 뛸 신발을 선물로 받게 돼 개인적으로 아주 큰 영광입니다. 볼트 발 사이즈(330㎜)에 맞는 신발이라 265㎜ 사이즈인 제가 신을 일은 없을 테고…. 집에 소중히 보관해 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