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서 요르단에 3대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3일 밤 12시(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원정 2차전을 치른다.
2차 예선은 1·2차전 합계 점수로 3차 최종 예선 진출 여부를 가리며, 합계 점수가 같으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을 적용하고 그래도 동률이면 연장전·승부차기 순으로 승자를 가린다. 골 득실에서 두 골 차로 앞선 한국은 원정 2차전에서 한 골 차 패배를 당해도 3차 예선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올 9월 시작되는 3차 예선에선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눠 올림픽 본선행(行)을 가린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배천석을 최전방, 지동원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김민우와 윤빛가람, 문기한, 김태환이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미드필더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지만 이렇다 할 슈팅 찬스를 잡지 못했다. 16일 소집돼 사흘 동안 발을 맞추고 나온 올림픽 팀은 전반 내내 호흡이 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46분 어이없는 실점을 당했다. 수비수 홍정호의 패스가 요르단 공격수 마흐무드 자타라에게 끊겼다. 자타라가 김영권을 제친 뒤 날린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하강진의 손을 스치고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올림픽 7회 연속 진출에 암운이 드리운 상황에서 김태환이 한국의 구세주가 됐다. 지난 1일 오만과 평가전에서 2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이날 선발을 꿰찬 김태환은 후반 10분 혼전 중에 흘러나온 공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FC서울에서 뛰는 김태환은 스피드가 뛰어난 미드필더로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요르단은 한국이 파상 공세를 퍼붓자 '침대 축구'로 시간을 끌었다. 골키퍼 페라스 살렘이 석연치 않은 충돌 장면에서 드러누워 5분 이상을 보냈다. 하지만 한국은 집요하게 요르단의 수비 허점을 파고들었다.
이번에도 김태환이 빛났다. 김태환은 후반 31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 상대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이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후반 41분엔 스트라이커 김동섭이 윤빛가람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 공수 전환과 패스 스피드가 느려 고전했다"며 "선수들이 무더위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