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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③] 인간 홍명보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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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82회 작성일 18-10-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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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에 대해 냉정하고 침착한, 어지간해서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완벽주의자일 것으로 짐작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홍 감독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누구보다도 가슴 따뜻할 뿐만 아니라 다정다감한 사람'이라 입을 모은다. 스승과 지인, 절친한 친구의 입을 빌려 '인간 홍명보'의 진실된 모습을 들여다봤다.

임흥세 감독(중학교 시절 은사) 

중학생 홍명보하면 떠오르는 일화가 하나 있다.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부평동중과 KBS배 준결승이었다. 당시 나는 8번 유니폼을 단 홍명보를 중앙 미드필로 기용했다. 명보는 왜소했지만 볼을 다루는 감각이나 키핑 능력이 워낙 좋았다. 그 자리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경기가 한창일 때, 관중석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야! 광희중 8번은 집에 가서 엄마 젖 좀 더 먹고 와야겠다. 그렇게 작아서 볼이나 차겠냐!" 그 소리를 경기장에 찾아왔던 홍 감독의 어머니께서 들었다. 얼마나 속상하셨겠는가. 어머니는 그날로 아들에게 축구를 더 이상 시키지 않겠다며 명보를 데리고 가셨다. 명보는 영특해 공부를 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보름을 매일 같이 집에 찾아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축구를 다시 하기로 마음 먹은 명보는 이후 하루에 1000㎖씩 우유를 들이켰다. 감성적이기보다 이성적인 아이였다.

그랬던 그가 올림픽팀 감독이 됐다. 더 자랑스러운 건 지난해 내가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이 곳 남아공 프리토리아에 찾아와 '드림필드'를 지어준 일이다. 당시 남아공의 한 언론은 "9만·10만 명이 모인 사커시티에서만 월드컵이 열리는 게 아니다. 가난하고 불우하던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꿈의 축구장에서 공을 차며 희망을 키우는 것, 이 것이 진정한 월드컵 아니겠는가. 한국의 축구 스타 홍명보가 남아공 아이들에게 꿈을 줬다"고 소개했다. 오늘도 드림필드에 다녀왔다. 많은 아이들이 경기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들에게는 홍 감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리오넬 메시보다 위대한 축구 스타다. 

개그맨 서경석 

(홍)명보 형과의 인연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내가 출연 중이던 TV 프로그램을 통해 LA갤럭시에서 뛰고 있던 명보 형을 직접 찾아갔고,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홍명보라는 인간에 대해 깊이 빠져들었다. 

유명 스타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본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 이후부터 명보 형이 주최하는 소년소녀 가장돕기, 소아함 환자돕기 자선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가 창단한 축구팀 이름도 명보 형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FC 리베로'로 정했다. 명보 형에 대해 '차가와보인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가까이서 지낼 기회가 있다면 인간적인 모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할 뿐만 아니라 의외로 허술한 면도 많다. 하지만 겉으로는 지금처럼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홍명보다운 모습이라고 본다. 모든 면에서 귀감으로 삼을 만한 사람이다.

문상혁 홍명보장학재단 사무국장 

홍명보 이사장은 내가 본 운동선수들 중에 가장 영리한 사람이자 가장 따뜻한 사람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큰 그림을 그릴 때 함께 하는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끊임 없이 고민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길을 찾아낸다. 

흔히들 홍 이사장의 리더십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 수완도 상당히 뛰어난 사람이다. 균형잡힌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본다. 여러 자선 활동을 진행 중인데, 단순히 '가지고 있는 것을 준다'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이 없더라도 꾸준히 기부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말이 많거나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홍 이사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진심임이 느껴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일간스포츠 / 2011. 03. 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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