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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④] 한국축구 ‘불세출’의 리더 홍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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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23회 작성일 18-10-1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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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리더십이다. 선수 시절뿐만 아니라 지도자로 거듭난 이후에도 특유의 리더십은 국내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선보인 리더십은 권위에 기초한 게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다. 

신무광(재일 축구칼럼니스트) 

J-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홍명보는 몸담는 팀마다 일본축구에 없는 '선후배 관계'를 확립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주장 완장이나 네임밸류를 앞세워 강제로 시킨 게 아니라 선수 자신의 리더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팀을 변화시켰다. 

노정윤이 일본프로무대에서 한국 선수가 갖는 가치를 일깨워 준 선구자였다면, 홍명보는 한국 선수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신뢰를 심어준 인물이다. 한 명의 선수가 팀에 얼마나 많은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깨닫게 해준 성공사례다. 일본 축구팬들은 J-리그를 거쳐간 박지성(맨유)에 대해 많은 애정을 느끼지만, 박지성이 일본에서 뛸 무렵 한창 성장하는 선수였다면 홍명보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선수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김태영 코치(올림픽대표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FIFA월드컵 당시의 일이다. 파라과이와 16강전을 하루 앞둔 우리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당시 유행하는 걸그룹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춤판을 벌인 일이 있었다. 선수단 버스의 유리창 일부가 파손돼 코칭스태프들이 다른 차로 이동했는데, 선수들이 그 틈을 타 '짧은 일탈'을 저지른 거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홍명보 감독님이 선수들을 꾸중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흔쾌히 웃으며 "괜찮다"고 하시더라. 당시 홍 감독님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만큼 선수들을 모아놓고 야단을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자들의 기분을 살펴 긍정적인 요소를 살려주는 것도 감독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라고 설명하셨다. 결국 우리가 파라과이에 3-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신나서 날아다니는 애들이 어떻게 질 수가 있겠나.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박건하(올림픽대표팀 코치) 

2000년 홍 감독님과 함께 가시와에서 뛸 때 일이다. 카리스마는 일본에서도 여전했다. 감독님은 일본 신인선수들에게 인사를 강조했다. '오하요(일본 아침인사)'가 됐건, '굿모닝'이 됐건, 고개를 숙이거나 손을 높이 들거나, 방법은 상관없었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이후 홍 감독님 앞에서 인사를 안 한 일본 선수는 없었다. 일본 선수들은 홍 감독님의 카리스마에 압도됐다. 라커룸에 홍 감독님 혼자 옷을 갈아입고 축구화 끈을 매고 있을 때는 들어왔다가도 다시 나갔다. 감독님이 운동장으로 나가고서야 라커룸에 들어왔다. 홍 감독님이 팀을 떠날 때 선수 전원이 나리타 공항으로 나와 배웅했다. 공항의 의전실까지 빌려놓았더라. 한국식 선후배 관계가 어색했겠지만 일본 선수들도 느낀 게 많았던 것 같다. 

일간스포츠 / 2011. 03. 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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