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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홍명보 "금메달보다 소중한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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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61회 작성일 18-10-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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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열심히 해 달라는 말도 차마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내가 다 눈물이 나서..금메달보다 오늘 동메달이 더 소중하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홍명보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이지만 이날만은 떨리는 목소리로 눈시울을 붉혀가며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25일 오후(한국 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이란과 3-4위 결정전에서 4-3 역전승을 이끈 뒤 공식 인터뷰에서 "승리로 대회를 마무리해서 기쁘다. 경기에 뛴 선수나 그렇지 않은 선수 모두에게 감사하고 동메달 축하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감독은 이어 "정상적인 상태에서 경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나도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 한편으로는 의문도 들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에 승리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선수들은 가진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 원하는 목표까지는 못 갔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동메달 딴 것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노고"라며 "아깝게 놓친 금메달보다 오늘 동메달이 우리한테는 더 값진 메달이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까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홍명보 감독은 공동취재구역에서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간 선수들의 마음고생을 전하면서 감정이 북받치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중간 중간 눈시울을 살짝 붉히기도 했다. 

홍 감독은 "감독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열심히 해 달라'는 말도 차마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선수들이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경기를 겪어본 선수들인데도 이번 대회는 정말로 힘들었다. 몸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전한 그는 "선수촌 내에서도 선수들이 자기 통제를 많이 했는데..내가 다 눈물이 나서 자세히 얘기 못 하겠다"면서 잠시 말을 끊었다. 

이내 감정을 추스른 홍 감독은 "오늘 전반에도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집중력이나 판단력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는 상태인데다 마음속 책임감과 부담감도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수들이 병역문제에서 벗어나 경기 자체에 집중했기 때문에 역전이 가능했다. 그(병역) 문제가 말은 안 해도 많은 영향을 준다"며 "다행히 우리 선수들 누구도 병역 혜택을 목표로 앞세우거나 해서 연평도에서 돌아가신 장병들께 염치없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준결승 이후 분위기를 묻자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아무 말 안했다. 결과적으로 내 실수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 다음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며 "오늘도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최대한 침착하게 동요 없이 경기하기를 원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 소속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홍 감독은 자신이 이끈 선수들이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올 것 같다"며 "그때 동메달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이 따낸 동메달이 비교도 안 되게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도 여러 가지로 많이 배운 대회였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느꼈다. 배운 점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앞으로 올림픽이 2년이 남았는데 그때 주축이 될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2010. 11. 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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