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홍명보장학재단 자선경기 소아암 어린이·소년소녀 가장에 희망 선물
축구스타들은 자선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대부분이 자선경기를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나눔의 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는 전세계인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까닭에 지구촌 곳곳에서 다발적으로 열린다.
한국은 '크리스마스=자선축구' 등식이 자리잡았다. 7회째를 맞은 홍명보장학재단의 자선경기는 올해도 어김 없이 25일 성탄절을 맞아 벌어졌다.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09'라는 이름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자선경기에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이동국(전북), 이근호(이와타) 등 축구스타 40명뿐 아니라 특별초청선수로 인기가수 김종국과 개그맨 이수근 서경석, 후원어린이 변수호 4명이 참여해 총 44명이 '축구산타'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날 자선경기는 비단 '축구산타' 44명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관중 1만3,785명도 산타가 됐다. 이날 초청된 소아암 환우 6명에겐 이날 운집한 모든 '산타'들이 희망과 용기의 후원자였다.
1만3,785명의 관중들은 입장하면서 받은 빨간색 산타모자를 쓰고 경기를 관전했다. '상암벌'은 온통 붉은 물결을 이뤄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의 붉은 함성을 연상케 했다.
당시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함성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 '희망가'가 됐듯이 7곡의 크리스마스 캐롤 대합창은 불우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소아암 어린이와 소년소녀 가장에게 '사랑가'로 용기를 심어줬다.
시축을 맡은 김경현(11ㆍ일산하늘초5)군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2005년 11월 뇌종양 배아세포종이라는 소아암 진단을 받은 김군은 2006년 3월까지 항암치료를 받은 뒤 3년 동안 소아암이 재발되지 않아 완쾌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김군의 어머니는 "축구를 좋아한 뒤로 아이가 쾌활해졌다"며 축구가 병세 호전에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김군은 그라운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홍명보 감독의 이색적인 퍼포먼스와 선물로 인해 더 없이 환하게 웃었다. 그는 "홍명보 아저씨의 댄스와 강제 퇴장 모습은 정말 신기했다"며 미소를 띠었다.
희망팀(올림픽팀)을 이끈 홍 감독은 이날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뒤 전반 8분 김민우가 골을 넣자 선수들과 함께 골 세리머니 3종 세트를 선보였다.
특히 단독으로 춘 소녀시대의 제기차기 댄스 세리머니는 단연 압권이었다. 이외에도 사랑팀(축구올스타팀)의 거미손 이운재(수원)는 후반 중반 골키퍼 장갑을 벗고 필드 플레이어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골키퍼로 변신한 염기훈(울산)은 투입 1분 만에 실점을 허용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리마리오' 김승용(서울)은 골 세리머니로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모두가 하나의 마음으로 '축구쇼'를 완성했던 까닭에 소년소녀가장과 소아암 환우들은 더 없이 훈훈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다.
한국일보 김두용기자 / 2009. 12. 28 (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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