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좋아하거나 따라가고 싶은 스포츠 스타가 있게 마련이다. 국내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정기적으로 스포츠 스타 인기도 조사를 하는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서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조선은 임페리얼컵 FC챔피언십 전국결선대회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축구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축구계 지존을 살펴봤다. 이번 전국결선에 참가한 327명의 생활축구인들은 나름대로 축구를 좀 아는 준전문가 집단이다. 비록 뛰는 곳은 아마추어 무대이지만 마음속에 항상 닮고 싶거나, 동경하는 이상형을 품고 다닌다. 출전자 327명의 연령대(20, 30, 40대)와 직업(자영업, 회사원, 공무원)도 다양해 생활축구인 전반적인 여론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고의 축구선수'를 뽑는 이번 '파워 서베이'는 자유 응답 형식을 지켰기 때문에 실제 응답자는 220명 안팎이며, 부문별 응답자 수도 각각 달랐다. 과연 이들의 '로망'은 누구일까.
◇박지성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과연 박지성, 역시 호나우두
맨유의 박지성이 전 국민적인 스타라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가장 좋아하는 현역 선수'를 묻는 첫 번째 질문에서 박지성이 국내 선수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총 226명의 응답자 가운데 76표(33.6%)를 얻은 박지성은 2위(37표ㆍ16.4%) 박주영(프랑스 AS 모나코)을 배 이상의 차이로 따돌렸다. 생활축구인들도 축구선수로서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빅리그에서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박지성의 매력에 푹 빠져든 것이다.
박지성은 지난 6월 한국 대표적인 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로 선정된 바 있다. 박주영의 뒤를 이어서는 한국축구의 젊은 희망 기성용(서울)이 28표(12.4%)를 얻어 대선배 이동국(전북ㆍ21표ㆍ9.3%)을 여유있게 제쳤다. 국민 수문장 이운재(수원)는 12표(6.2%)를 얻어 5위를 기록했다.
해외 선수 부문을 살펴보자. 박지성의 옛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가 역시 명성 그대로였다. 총 216명의 응답자 중 29.2%(63명)가 호나우두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선택했다. 호나우두도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2위(31표ㆍ14.3%)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커다란 차이로 따돌렸다. 이어 루니(맨유ㆍ29표)와 카카(레알 마드리드ㆍ22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왕년의 스타 베컴(LA갤럭시ㆍ6표)과 램파드(첼시ㆍ5표)는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
▶최고의 흘러간 스타는 홍명보와 펠레
은퇴 선수를 대상으로 할 때 역대 최고의 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축구 전문가들은 물론 대다수 축구팬들이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라고 꼽았던 차범근 수원 감독이 잠깐 밀려난 것이다. 임페리얼컵 FC챔피언십 전국결선에 참가하는 219명의 생활축구인들은 홍명보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감독을 랭킹 보드 최상단에 올려놨다.
홍 감독은 64명의 지지(29.2%)를 얻어 52표(23.7%)를 획득한 차 감독을 지지율에서 5.5% 포인트 앞질렀다. 3위는 홍 감독과 함께 2002년 '4강 신화'를 이끈 친구 황선홍 부산 감독(36표ㆍ16.4%)이 차지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 축구인들의 뇌리에 한-일월드컵의 추억이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 감독에 이어 최순호 강원 감독(27표), 허정무 A대표팀 감독(12표), 최진철 강원 코치(6표), 김주성 축구협회 국제부장(4표),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3표), 조광래 경남 감독(2표)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해외 부문에서는 영원한 '축구황제' 펠레(56표ㆍ26.8%)가 '축구신동'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43표ㆍ20.5%)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은퇴한 지단(23표)과 피구(21표)가 쟁쟁한 전설들을 따돌리고 3, 4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박지성, 세대를 뛰어넘은 진정한 스타?
이 대목에서 현역-은퇴 가리지 않고 모든 축구선수를 통틀어서 봤을 때 최고의 인기 스타는 누구일까 궁금해진다. 박빙의 득표 레이스가 펼쳐졌지만 결국엔 또 박지성이었다. 255명의 응답자 가운데 49명(19.2%)이 박지성을 선택했고, 은퇴 선수 부문 1위였던 홍명보 감독이 7표 차로 후배에게 통산 1위의 자리를 내줬다.
더불어 이 항목의 설문조사에서는 신-구세대의 순위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돼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줬다. 홍 감독에 이어 차범근 감독이 3위(34표)에 올라 박지성에게 밀린 구세대의 자존심을 챙기는 듯 했다. 그러나 4위부터 7위까지는 박주영(25표), 기성용(21표), 이동국(18표), 이청용(15) 등 신세대가 싹쓸이를 했다.
해외 부문 역대 최고를 뽑는 투표에는 224명이 참가했는데 국내 부문과 마찬가지로 현역 호나우두(47표)가 은퇴 펠레(39표)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해외 부문에서는 카카(23표)와 메시(17표)가 3, 4위를 차지하는 등 현역 7명이 'TOP11'안에 포함돼 강세를 보였다. 한편, 생활축구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K-리그 구단은 FC서울로 나타났고, 해외 리그에서는 박지성의 맨유를 가장 좋아했다. 이 역시 박지성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