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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U-20 대표팀과 축구철학을 말하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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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89회 작성일 18-10-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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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대표팀에서의 경험, U-20 대표팀에 접목

"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더 좋은 멤버들이 모여 더 좋은 축구를 하면 더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대표팀에 있으면서 짧은 시간에 개개인을 조합해서 전술적인 면이나 팀 조직을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고, 이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U-20 대표팀에도 잘 살려야겠죠. "

- 이번 U-20 대표팀의 경우 '황금세대'라 불렸던 지난 U-20 대표팀과 항상 비교되곤 합니다. 선수들도 그 점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런 면이 있긴 합니다. 사실 지난 U-20 대표팀에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고, 일부는 현재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죠. 확실히 좋은 세대였기 때문에 지금 선수들도 그런 점에 대한 부담감은 있을 겁니다. U-20 월드컵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을테고요.

그러나 위 세대 선수들과 비교를 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더 좋은 멤버들이 모여 더 좋은 축구를 하면 더없이 즐거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U-20 대표팀을 맡고 처음 참가한 이집트 친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우승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습니까?

솔직히 대표팀에서는 항상 결과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집트에 가면서 내심 이 대회가 고통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려움을 겪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 결과에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훈련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국제경기를 몸으로 체험하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험을 쌓기를 바랐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우승컵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예상치 않았던 우승을 하고 돌아오는데, 우승하니까 기분이 좋긴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런 상승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9월에 있는 U-20 월드컵입니다. 그 때까지 팀 분위기를 잘 이어나가야겠죠. 어쨌든 이집트 대회는 저에게, 그리고 선수들에게도 매우 소중했던 시간이었습니다.

- 지금까지 대학 선수들을 주축으로 훈련을 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갔다가 재소집하면 다시 대표팀의 전술을 주입시키는 것이 힘들다고 이야기들을 합니다만.

그런 점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고충이라고 할 수 있죠. U-20 대표팀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도 마찬가지예요. 국가대표팀도 재소집해서 패스 훈련 등을 하면 패스가 거칠어지는 경우이 있어요. 그러나 저는 대표팀에서 외국인 감독들 밑에서 코치로 있으면서 어떻게 짧은 시간에 팀을 발전시키는지를 배웠습니다. 저에게는 소중한 노하우라고 할 수 있죠.

짧은 시간에 개개인을 조합해서 전술적인 면이나 팀 조직을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고, 이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U-20 대표팀에도 잘 살려야겠죠. 대표팀 감독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Part 4. U-20 월드컵 본선, 우리의 축구를 한다. " 분석을 통해 본선 상대팀들의 대체적인 형태나 스타일, 특징 등은 알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우리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죠.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핵심입니다. "

- 사실상 팀의 중심을 이뤄야할 기성용, 조영철, 구자철, 이승렬, 윤석영 등과 그 동안 함께 훈련할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기성용과 조영철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는 이번 3주간의 훈련을 통해 처음 조우했죠. 같이 훈련해본 느낌은 어떤가요?

언급한 선수들은 전부 프로무대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이죠. 물론 제가 그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프로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몇몇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서 아쉽습니다. 같이 훈련하면서 몇몇 선수들은 확실히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대학 선수들과 큰 차이가 없는 선수들도 있었어요.

- 이번 3주간의 훈련은 매우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로 선수들이 소집되자 이번에는 몇몇 주축 선수들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으로 차출됐죠. 팀 조직을 가다듬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항상 아쉬운 점입니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봤듯이 그 팀에서 가장 활약하는 선수들이 U-20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었죠.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또 반대로 새로운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이에요. 조직적인 면은 어떻게 훈련하느냐가 중요하지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물론 긴 시간 동안 훈련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기성용의 경우 U-20 대표팀 입장에서는 작년 아르헨티나와의 1차례 평가전을 제외하곤 전혀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꽤나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요?

일단 기성용 선수의 기량은 모두들 잘 알고 있죠. 현재 한국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가고 있는 선수입니다. U-20 월드컵에서 어떻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회에 임박했을 무렵 그 선수의 컨디션이나 부상 여부죠. 분명 기성용 선수는 개인이 갖고 있는 능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팀에 짧은 시간 합류해도 조직적으로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분명 대회 한 달 전에 소집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그 기간이 K-리그 막바지와 겹쳐서 일부에서는 기성용을 U-20 월드컵에 데려갈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 점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에 결정해야할 문제인 것 같아요. 신중하게 생각하고 협의해 나가야겠죠.

- 이제 U-20 월드컵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입니다. 남은 기간의 팀 운영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요.

3주간의 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의 기량점검도 끝났고,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선수선발을 어떤 식으로 하고, 어떤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죠. 또한 규정상 대회 1달 전부터 소집되어 훈련할 수 있는데, 본선 상대팀에 따라 어떻게 훈련하고 준비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 본선에서 맞붙을 상대팀들의 전력은 어느 정도 분석했는지요? 그리고 현실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로 잡았는지요?

두 팀 정도는 분석이 대체적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분석이란 것은 우리도 그렇지만 변수가 많아요. 팀이라는 것은 항상 새롭게 바뀌기 때문에 종잡을 수가 없거든요. 다만 그 팀의 대체적인 형태나 스타일, 특징 등은 알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우리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죠.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핵심입니다.

현실적인 목표는 일단 조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에요. 조 예선을 통과해 토너먼트로 접어들면 그 이후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Part 5. 새로운 물결에 반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지도자 되고 싶어 " 새로운 것에 대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새로운 물결에 반응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많이 공부해야 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도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알지 못해요. 제일 중요한 점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 화제를 조금 돌려보겠습니다.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흔히 덕장과 지장, 맹장을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 세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축구를 가르쳐야 하니까 전술에 대해서도 해박해야 하고, 선수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심적으로 그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기 위해서는 강하고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요. 어느 한 면보다는 모든 것을 갖춰나가야만 합니다.

- 어떻게 보면 이번 U-20 월드컵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향하는 중간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죠. 일단 결과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 역시도 제 능력이 어느 정도이고, 우리가 세계무대에서 어느 정도 해낼지 궁금해요. 지도자로서의 경험적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최근 들어 클린스만이나 판 바스텐 등 지도자로 갓 데뷔한 옛 스타들이 각광을 받았습니다. 그들에게서 자극을 받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모두들 감독으로서의 성향이 다르지만, 아무래도 의식을 하게 되죠. 이들도 감독으로서의 경험이 일천하다는 점에 대해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지만, 잘 해냈습니다. 선수로서 경험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세계무대에 나가서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잘 알고 있는 것이죠. 저 역시도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없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축구인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공헌하고 있는데요.

사회봉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였어요. 어떤 스포츠보다 국민들의 성원을 많이 받았는데, 그 보답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죠. 성원해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많았고, 그것들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작은 부분이겠지만 스포츠인들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고, 사회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 앞으로 홍명보 감독이나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은 세대가 한국축구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요.

글쎄요. 제가 한국축구의 전반적인 것을 다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항상 세대라는 것이 있고, 현재 새로운 세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중요한 것은 그 세대들이 새로운 것에 대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달라질 것이 없다는 점이에요. 새로운 물결에 반응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많이 공부해야 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도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알지 못해요. 제일 중요한 점은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계속 준비해나가고 있는 입장이에요. 모든 시간을 축구에 매달리지는 못하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력을 갖고 축구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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