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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의 '춘절 반납 전략', 항저우의 지옥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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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15회 작성일 18-10-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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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 뤼청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구단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홍 감독은 지난달 4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고 첫 훈련을 지휘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1차 해외 전지훈련을 펼친 데 이어 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 최종 담금질 중이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 선수들에게 가장 큰 쇼크도 있었다. '춘절(설날) 휴가' 반납이었다. 한국의 설날도 그렇지만 춘절은 중국의 최대 명절이다. 한데 스케일이 다르다. 연휴는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까지 이어진다. 약 29억 명이 이동할 정도로 대륙이 요동친다.

선수들에게도 춘절 연휴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홍 감독의 전략은 달랐다. 춘절을 지위버렸다.

이유가 있다. 홍 감독은 항저우 사령탑에 선임되기 전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일본의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오카다 다케시 감독으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들었다. 홍 감독과 막역한 오카다 감독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항저우의 사령탑을 지냈다. 그는 "시즌 개막 직전의 춘절 연휴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인들에 비해 선수들의 춘절 휴가는 길지는 않다. 하지만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춘절 휴가동안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몸은 '엉망진창'이 된단다. 1차 전지훈련의 효과가 고스란히 허공으로 날아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다.

홍 감독은 역발상으로 춘절을 피했다. 태국 전지훈련 직후인 지난달 말 휴가를 미리 줬다. 그리고 춘절 연휴 기간에는 해외 전지훈련 길에 올랐다. 항저우 구단 사상 춘절 연휴 기간에 맞춰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었다.

두바이에선 '지옥 훈련'이 화제다. 하루 2~3차례의 고강도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 연습경기가 없는 날에는 하루를 10km 달리기로 연다. 홍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솔선수범하며 함께 해 선수들이 '꾀'를 부릴 수도, '열외'도 할 수 없다. 입가의 단내는 해가 질 때까지 떠나지 않는다.

1998년 창단된 항저우는 1부에서 최고 성적이 2010년의 4위다. 2012년부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5년에는 11위에 머물렀다. 홍 감독의 첫 단추는 성적이 아닌 팀의 체질 개선이다. "중국 상위권 팀들은 강하다. 과감한 투자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소수의 팀들이 리그를 이끌어가고 있다. 항저우는 그만한 재정은 안되지만, 철학이 있는 팀이다. 어린 선수를 발전시키고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다. 나는 좋은 선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으로 육성시키고, 프로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다." 그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홍 감독은 20일 두바이 훈련을 마감하고, 항저우로 돌아온다. 중국 슈퍼리그는 다음달 4일 개막된다. 홍 감독은 5일 창춘과의 홈개막전에서 항저우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아닌 클럽 감독으로 내딛는 첫 발걸음이다.

홍 감독은 "도전 의식이 향상된다. 어려운 큰 무대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있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 2016. 02. 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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