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즐기는 따뜻한 축구축제 '하나은행과 함께 하는 '셰어더드림 풋볼매치 2013(이하 홍명보자선경기)'가 올해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축구 스타들이 모여 벌인 홍명보 자선경기는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전·후반 각 20분씩 풋살 경기로 진행됐다. 홍명보(44)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 겸 축구대표팀 감독이 해외파 선수들이 주축이 된 사랑팀을 맡았고, 김태영(43) 축구대표팀 코치는 K리거들로 구성한 희망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희망팀이 사랑팀에 13-12로 승리를 거뒀지만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1만5000여 명의 관중은 화려한 플레이와 짓궂은 반칙에 폭소와 환호로 화답했다.
축구대표팀 내에서 '톰과 제리'로 불리는 단짝 공격수 손흥민(21·레버쿠젠)과 김신욱(25·울산)의 득점 대결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신욱은 경기 전 "(손)흥민이보다 반드시 한 골 더 넣겠다"며 깜짝 선전포고를 했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희망팀 김신욱이 전반에, 사랑팀 손흥민이 후반에 각각 두 골씩 터뜨렸다. '형' 김신욱은 팀 승리의 주인공으로 환호했고, '동생' 손흥민은 하프타임 이벤트로 열린 캐넌슈터 선발대회 결승전에서 김신욱을 누르고 시속 122㎞로 1위를 차지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중앙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소망팀의 한국영(23·쇼난벨마레)과 희망팀의 박종우(24·부산)·하대성(28·서울) 등은 풋살 경기에서도 '중원의 지우개' 역할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여자축구의 두 미래 지소연(22·고베아이낙)과 여민지(20·스포츠토토)도 각각 사랑팀과 희망팀의 홍일점으로 출전해 박수를 받았다.
기발한 골 세리머니도 줄을 이었다. 소망팀 선수들은 홍명보 감독을 헹가래 치려다 내던졌고, 홍 감독의 동작 지시를 외면해 웃음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유니폼 윗도리를 벗어던져 복근을 공개했고, 골을 넣은 동료 지소연의 볼에 뽀뽀를 하는 등 과감한 세리머니로 여심을 자극했다. 이달 초 결혼한 희망팀 공격수 정대세(29·수원)는 득점 직후 여민지의 손을 잡고 웨딩마치를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선경기는 축구인으로서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기쁨을 주고자 만든 이벤트다. 참가 선수들이 선사한 웃음과 환호를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재현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홍명보자선경기의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인다.
일간스포츠 송지훈 기자 / 2013. 12. 29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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