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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칼럼]월드컵 응원을 시작하자, 신들린 선수들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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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96회 작성일 18-10-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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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있는 한국 축구는 언제나 든든했다. 선수로 4회, 코치로 1회 등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누볐다. 지난해에는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6년 만에 청소년 월드컵 8강의 대업을 이뤘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1).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인 그가 칼럼니스트로 변신한다. “선수와 지도자로서 느끼고 공부한 것을 축구 발전을 위해 듬뿍 풀어놓겠다”고 밝힌 홍 감독이 월드컵의 해를 맞아 본보를 통해 팬들을 찾아간다.》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길조인 백호(白虎)의 해 경인년이 밝았다. 새해가 되면 모든 사람이 소망을 기원한다. 필자도 첫 해오름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월드컵의 해를 맞아 먼저 한국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성공을 기원했다. 축구인이라면 새해 첫날 대부분 월드컵을 떠올렸을 것이다. 6월 지역 예선을 거친 32개 팀이 조국의 명예를 걸고 겨루는 총성 없는 전쟁에서 한국이 선전하길 기대했으리라.

한일 월드컵을 한 달 앞둔 2002년 5월이 떠오른다. 우리는 세계 최강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2 대 3으로 졌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떤 강호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넘고 4강 신화를 창출했다. 꿈같은 성적이었다.

한국은 그동안 일곱 번 월드컵에 출전해 홈에서 열린 2002년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원정 16강은 쉽지 않다. 선수로 네 번, 코치로 한 번 월드컵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선수로 처음 경험한 월드컵과 마지막 월드컵의 느낌이 같을 수 없듯 코치로 나간 월드컵 역시 선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돌이켜보건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까지는 월드컵을 마치면 아쉬움이 남았다.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경험과 준비가 부족했다. 그만큼 한국은 세계 축구와 격차가 있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둔 대표팀도 실패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이젠 태극전사 중 절반이 해외에서 뛰고 있어 세계 수준과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 월드컵 때까지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위험 부담도 있다. 특히 유럽파의 경우 시즌 막판인 4, 5월이면 심신이 지쳐 있다.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기다. 이때 큰 부상을 당하면 월드컵 출전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이 소속팀에서 부상을 당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경기에 출전하는 일이 벌어졌다. 만약 그때 그들의 컨디션이 정상적이었다면 조별리그 탈락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그래서 유럽에 있는 선수들과 계속 소통해 부상을 예방하는 철저한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는 국내파 선수다. 국내파 선수도 기량이 크게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2% 부족하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구단의 협조가 중요하다. 2002년 때처럼 장기간의 훈련은 어렵지만 훈련시간을 좀 더 많이 할애해줘야 한다. 국내 선수들은 월드컵 때까지 유럽파와 같이 높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소속팀 선수의 월드컵 출전은 구단의 입장에서 큰 영광이다. 한 명도 월드컵에 출전시키지 못한 세계 명문 클럽도 있으니 말이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K리그의 인기로 이어질 것이다. 과거 월드컵이 끝나면 언제나 스탠드에 팬들이 몰렸다.

협회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상대에 대한 철저한 정보 분석 등 행정적으로도 많이 도와주어야 한다. 2002년과 비교할 순 없지만 ‘외국인 감독에 비해 지원이 약하다’는 말이 나와선 안 된다.

국민들의 성원도 큰 힘이 된다. 2002년을 생각해보자. 거리를 가득 채운 붉은악마의 응원은 선수들을 신들리게 만들었다. 가진 것 이상으로 전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역시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진다면 사상 첫 원정 16강도 꿈은 아닐 것이다. 이런 환경이라면 허정무 감독을 비롯해 정해성 김현태 박태하 코치 등 경험 많은 코칭스태프가 태극전사들을 잘 조련해 멋진 경기를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월드컵을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모두가 힘을 합치면 한국 축구는 도약할 수 있다. 대한민국 축구 파이팅!

홍명보 감독


동아일보 / 2010. 1. 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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