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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의 긴 미래 생각하면 축구공보단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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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24회 작성일 18-10-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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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축구선수 1000명에게 '책 나눔' 펼친 홍명보 감독]
원정 때마다 가방에 책 6~7권씩… 독서로 마음 다스려 선수생활 성공
승부조작 사건 보고 책 나눔 결심, 앞으로 3년간 年1000권 전하기로

초등학생 축구선수 60여명이 새파란 잔디 위를 달렸다. 15일 오전 강원도 인제군 인제공설운동장. '홍명보장학재단컵 전국유소년축구대회' 결승전에 올라온 네 팀이 '언더 10'(10세 이하)과 '언더 12'(12세 이하)로 나뉘어 격돌했다. 떠들썩한 함성 속에 우승컵 시상식이 끝난 뒤 이긴 팀, 진 팀 모두 깜짝 선물을 받았다. 홍명보(42)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진지한 얼굴로 만화책을 한 권씩 나눠줬다. "책 많이 읽어라."

홍 감독이 나눠준 책은 어린이 축구선수가 등장하는 학습만화 '아주 특별한 축구게임'(홍명보장학재단)이다. 이번 대회 참가자 1000여명에게 빠짐없이 한 권씩 줬다. 앞으로도 3년간 국민독서문화진흥회와 함께 전국 초·중학교 축구선수들에게 매년 1000권씩 어린이책 전문가가 고른 책을 줄 계획이다. 책 읽는 운동선수를 키우는 '와이즈(WISE) 캠페인'이다.

"축구공도 줄 수 있고 운동복도 있는데 왜 하필 책이냐"고 묻자 홍 감독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캠페인인데, 승부조작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결국 인성(人性)과 교양 문제거든요. 옛날보단 나아지졌지만, 요즘도 유소년 선수들은 책과 담쌓기 쉬워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른 채 어른이 되죠. 운동선수에겐 운동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만, 아무리 잘해도 30대 중반이면 은퇴합니다. 그 후의 인생을 잘 살려면 지식·교양·외국어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책이 제일 좋습니다. 제 아들이 13살, 11살이에요. '책 읽으라'는 소리는 많이 안 합니다. 몸으로 보여주죠, 아빠 지금 책 읽는다고."

홍 감독은 서울 동북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원정 때마다 가방 속에 6~7권씩 두툼한 책을 챙겨 넣었다. 경기 앞두고 훈련·식사·마사지 할 때 짬짬이 책장을 넘기고, 경기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책을 펼쳤다. 그는 "이겨도, 져도 저는 마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니 포기하는 건 있을 수 없고, 그렇다면 묵묵히 나아가야죠. 원래 성격도 그런 편이고 책에도 한결같이 그렇게 쓰여 있었어요. 고1 때까지 키가 168㎝밖에 안 자라 '내가 과연 축구를 계속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남들은 '잘하나, 못하나' 고민할 때, 저는 감독님이 '넌 안 되겠다. 짐 싸라' 할까 봐 전전긍긍했어요. 그럴수록 기본기 훈련에 몰두했지요. 길게 보니 세 가지가 저를 살렸습니다. 기본기 훈련, 책 읽기, 그리고 고2 때 갑자기 키가 10㎝ 큰 것."

과묵한 사내가 책 얘기, 나눔 얘기, 축구 얘기 할 땐 말이 늘었다. 홍 감독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자기 이름 딴 장학재단을 통해 15억원 이상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부해왔다. 이와 별도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10대 축구선수 180여명에게 연 10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2008년부터 5억원을 쏟아 중학생 유망주를 매년 3명씩 스페인 명문구단 아틀레틱빌바오에 유학 보낸다. 사재도 붓고 후원금도 끌어모은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나눔에 눈 뜬 계기였다.

"축구하면서 질책받은 적도 있지만 사랑받은 적이 더 많아요. 그렇다면 나도 사회에 뭔가 돌려줘야죠. 외국 가보니 미국·일본 선수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고요."

미래의 홍명보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책을 전하는 와이즈 캠페인은 책·나눔·축구를 다 같이 살리는 행사다. 홍 감독은 "운동을 하건 안 하건 아이들이 책 많이 읽게 돕고 싶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 어떤 책 나눠주나]

◆초등학생

①들키고 싶은 비밀(황선미 지음, 창비)=엄마에게 한 거짓말 때문에 조마조마한 아이 이야기.

②내 이름은 나답게(김향이 지음, 사계절)=결손 가정에서 자랐지만 구김살 없는 아이를 그렸다.

③또야 너구리가 기운 바지를 입었어요(권정생 지음, 우리교육)=이웃을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동화.

④루이 브라이(마가렛 데이비슨 지음, 다산기획)=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는 책.

⑤말해 버릴까?(히비 시게키 지음, 보림)=화가 나서 남의 씨앗을 자기 화분에 심어버린 아이.

⑥초정리 편지(배유안 글, 창비)=세종대왕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난하지만 용감한 아이의 성장기.

◆중학생

①완득이(김려령 지음, 창비)=왜소증 아버지와 옥탑방에 사는 완득이가 자신 있는 것은 오직 싸움뿐. 유머 넘치는 성장소설.

②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라헐 판 코에이 지음, 사계절)='인간 개' 취급을 받은 장애인 바르톨로메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그렸다.

③오이대왕(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사계절)=소통불능이 된 가족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

④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지음, 사계절)=동명 만화영화로 유명한 문제작.

⑤헨쇼 선생님께(비벌리 클리어리 글, 보림)=엄마와 둘이 사는 외로운 소년의 성장기.

⑥GO(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북폴리오)=재일 한국인 학생 스기하라의 연애와 성장을 다룬 소설. 

출판평론가 한미화 추천


조선일보 김수혜 기자 / 2011. 08. 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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