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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홍명보, 가슴으로 세상을 품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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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8회 작성일 18-10-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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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 1층 로비에 취재진 50여 명이 북적거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소속인 박주영이 병역(兵役) 연기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오전 10시 정각 박주영이 나타났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홍명보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함께했다.

생중계까지 된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박주영 선수 옆에서 용기를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박)주영이가 군대에 안 간다고 하면 제가 대신 가겠다"고 했다. 궁지에 몰린 후배를 넉넉하게 품는 그의 모습은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국가대표팀에서 홍 감독과 4년간 호흡을 맞췄던 이영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후배들이 명보 형님을 존경하는 이유'라고 적었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10년짜리 장기 체류 자격을 얻어 2022년까지 병역 연기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은 지난 3월 그의 변호사가 보도자료를 내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작년에 결정된 내용을 곧바로 발표하지 못했던 것은 이전 소속 구단인 AS모나코 측의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박주영은 병역 이행을 약속하는 각서까지 병무청에 제출했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병역이 해결된 박주영이 런던올림픽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며 '합법적 꼼수' 논란이 뜨겁게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3월 24일자에 "무조건 현역으로 가겠다"는 박주영의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담당 기자가 박주영의 가족과 지인들을 수차례 만나 설득했고, 또다시 영국에 있는 박주영 본인을 설득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어렵게 박주영과 전화 인터뷰가 성사됐다. 박주영을 아끼는 주위 사람들도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할 언론과 인터뷰하는 게 최선"이라고 뜻을 모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박주영의 육성 녹음도 인터넷에 공개했고, 다른 언론들도 이를 인용해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 후로도 대한축구협회와 최강희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박주영 본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최 감독은 이 문제로 박주영과 전화 통화 한번 시도하지 않았다. 결국 박주영은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는 점점 더 자신만의 성(城)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직접 나서 진심을 다해 설득하자 박주영은 마침내 세상으로 나왔다. 홍 감독과 박주영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감독과 선수로 처음 호흡을 맞췄다. 3~4위전에서 이란에 4대3 역전승을 거둔 뒤 둘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많은 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홍명보 감독은 스타답지 않게 겸손하고 상대를 존중할 줄 안다. 선수들에게도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2002년에는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갚을 차례"라며 홍명보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지난 10년간 자선 축구 경기 등을 통해 기부한 돈만 20억원이 넘는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士爲知己者死)'는 말이 있다. 만약 박주영이 홍명보호(號)에 승선하게 된다면 "군대라도 대신 가 주겠다"는 스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게 틀림없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가장 힘들 때 가슴으로 품어주는 대선배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을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런던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홍명보와 젊은 태극 전사들이 만들어 갈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조선일보 조정훈 기자 / 2012. 6. 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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