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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결산 ②] 홍명보호, 기둥은 이미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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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99회 작성일 18-10-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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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를 만들 때 심을 똑바로 박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심이 비뚤어지면 팽이를 돌리는 사람이 제 아무리 고수더라도 팽이가 흔들려 안정적으로 돌릴 수 없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11명이 합심해야 이기는 스포츠지만, 11명 모두가 중심이 될 수는 없다. 취임 5개월여가 지난 지금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중심을 잡았을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홍명보호의 기둥이 보인다.

홍명보호의 특징, 연속성

지난 11월 4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A대표팀 명단 발표식이 열렸다. 11월 15일 스위스전(서울), 19일 러시아전(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을 잇달아 치를 A대표팀 스물세 명의 선수가 발표됐다.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 전 선수들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직접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번에는 지난 10월 브라질전·말리전과 비교해 네 명의 새로운 선수를 소집했다. 특히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새롭게 추가한 게 특징이다. 더해 내년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연속성을 갖기 위한 선수 선발에 주안점을 뒀다”라고 차분한 어조로 선수 선발 배경을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연속성’이다. 연속성 있게 선발했다는 건 그에 해당하는 선수가 홍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는 선수라는 의미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홍 감독은 조직력을 강조하는 축구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조직력은 그라운드에 서 있는 열한 명의 선수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데, 전문에서 언급했듯 그것이 모든 선수가 동등한 비중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팀도 구심점이 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홍 감독은 근래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던 여러 감독들과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U-20대표팀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거쳐 A대표팀까지 연속적·단계적으로 올라온 인물이다. 오랫동안 한 세대의 선수들을 지도하며 선수들과 함께 성장했다. 때문에 홍 감독이 말하는 연속성은 단순히 A대표팀에 한정되는 연속성을 넘어 ‘홍명보 축구’가 갖는 연속성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살펴보면 홍명보호의 기둥들을 찾아낼 수 있다.

중앙을 보면 기둥이 보인다

전문에서 비유한 팽이는 반드시 심이 정가운데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축구는 다르다. 전술적 구심점 역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 위치는 후방이든 측면이든 중요치 않다. A대표팀에서 홍 감독을 처음 만났지만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꾸준히 기용되고 있는 이청용(볼튼·잉글랜드)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부터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이청용의 발길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최근 A매치에서 이청용의 플레이는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올라선 인상이다. 경기 흐름과 공간을 읽는 시야가 절정에 올랐다. 현재 이청용이 홍명보호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박지성이 발휘했던 영향력과 비견될 정도로 크다.

이청용 이외에 기둥으로 볼 수 있는 선수로는 기성용(선더랜드·잉글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독일),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독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등 네 명을 지목할 수 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중앙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들이다. 기성용은 조금 늦게 합류했음에도 곧바로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한 공격 방향 전환 능력과 세트 피스 소화 능력이 대표팀 내 경쟁자들보다 크게 앞선다. 구자철은 부상을 입어 이번에 소집되지 않았으나 간결한 패싱력, 세컨드 톱부터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높은 활용도 덕분에 중용을 받고 있다. 최근 모습이 런던 올림픽 당시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홍 감독은 구자철을 여전히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고 있고 최적의 임무를 찾고 있다. 홍정호와 김영권은 후방에서 영리하게 공격 방향을 결정하며 이따금씩 정확한 롱 패스로 상대 수비 라인 뒤 공간을 공략한다. 오랜 기간 함께 뛰어 호흡도 훌륭하다.

홍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 당시 ‘한국형 축구’의 조건 중 하나로 볼 소유 시간 증가를 제시했다. 정확하고 끊임없는 패스는 볼 소유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수단이다. 중앙에 배치된 네 선수가 지닌 ‘패스가 좋은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은 홍 감독의 지향점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기둥 못지않게 중요한 2인

앞서 언급한 다섯 명의 선수는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받아 그라운드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인 이들이다. 그런데 홍명보호에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부합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자원이 두 명 있다. 바로 이근호(상주 상무)와 김신욱(울산 현대)이다.

이근호는 홍 감독이 선발 자원이냐 교체 자원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선수다. 이근호는 스위스전까지 3경기는 선발, 3경기는 교체 출장했다. 그간 이근호에 대해 제기됐던 의문은 “아무리 본래 능력이 있는 선수라 해도 2부리그에서 뛰면서 국제 무대에서 통할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였는데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이근호가 가진 특유의 템포는 대표팀에 아주 잘 맞는다. 또 최대 장점인 공간 침투 능력은 브라질·스위스 같은 강팀을 상대로도 통했다. 거기에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섀도 스트라이커)에 원 톱까지 소화할 수 있어 전술 운용에 유연성을 더해준다. 상대 수비진의 체력이 소진된 후반전에 투입할 경우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 홍 감독이 활용법을 고민하는 이유일 것이다.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스위스전서 맹활약한 김신욱은 지난 7월 동아시안컵 당시만 해도 ‘좋은 플레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선수였다. 김신욱 본인과 동료들 모두 ‘장신 스트라이커’라는 틀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리그 경기서 향상된 모습을 보이며 복귀한 김신욱은 180도 달라졌다. 홍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김신욱 활용법을 주지시키기 위한 특별 팀 미팅까지 가졌다. 주변 선수들이 김신욱의 높이에 현혹되지 않도록 가슴과 발을 겨냥해 패스할 것을 강조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불필요한 롱 패스가 사라지자 김신욱의 볼 키핑력과 준수한 발 기술이 살아났다. 전방에서 볼을 받아 지킨 뒤 침투하는 동료 선수에게 연결해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담을 덜어 줬다. 여러 선수들이 설명한 홍 감독이 원하는 원 톱에 잘 들어맞는 플레이였다. 홍명보호의 최대 고민인 원 톱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보였다. 김신욱까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홍 감독은 원 톱부터 수비까지 경기장 전체에 확실한 기둥을 세울 수 있기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기둥이 튼튼해질수록 홍명보호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베스트일레븐 남세현 기자 / 2013. 11. 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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